안녕하세요?
교정과 뒷산에 봄꽃이 만개한 화사한 나날입니다.
호화로운 눈에 비해 잦은 미세먼지에 건강은 잘 유지하고 계신지요?
신임 총장의 정책 설명회 이전까지는 조용히 지내려고 했으나,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침묵만 지킬 수 없어 교협의 입장을 밝힙니다.
이번 소식지는 어제(4.2.월) 개최한 상임위원회의에서 '성적조작 사건' 관련해 결의한 성명서를 전하고자 합니다.
성 명 서
(학교 직원의 성적조작 사건에 대한)
지난 주말에 걸쳐 언론에서 고발한 '대학교 직원의 성적조작' 사건의 해당대학 교수로서 먼저 사죄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최고지성의 상아탑 공간에서 용서되지 못할 참담한 사태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면서 교수협의회의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성적조작 사건이 학교 본부에서 규정한대로 직원 '개인의 일탈적 범죄'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 더욱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러한 사태 발발과 후속조치의 진행과정은, 마치 병들어가는 숲은 보지 못하고 썩은 나무만 베어내는 형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부산외대는 연봉제 실시로 인해 교직원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을 무한경쟁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희망찬 미래를 꿈도 꾸지 못할 계약직이 만연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상상조차 못할 범죄를 저지른 졸업생 직원 역시, 계약직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수차례 성적을 조작했던 것입니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가혹한 인사정책을 자행하고 있는 학교 당국은 구성원들의 처우 개선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직장을 사랑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많아질수록 대학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근본적인 원인 규명은 도외시한 채, 조사과정에서 은폐된 사실만 들춰내 사건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진상조사를 맡은 정보기획팀장의 직위해제는 윗선의 결재 없이 실행되지 않습니다.
초기 조사에서 보고를 받고도 이런 사태에 달했는지, 누가 어느 선에서 은폐하려 한 것인지, 과연 최고 결정권자는 무관한 일인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고발한다고 종결될 사안은 결코 아닙니다.
시스템상의 오류는 정정하면 되지만, 의도적인 은폐와 감싸기 식의 행정조치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이에 교협 상임위는 다음의 사항을 학교 당국에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우선 성적조작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수행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또한 책임의 과중에 따라 응당한 인사조치가 수반되어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역량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시킨 책임도 물어야 하겠다.
2018년 4월 3일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