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흐드러진 꽃잎들이 봄비에 나뒹굴어 도로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자연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오는데, 왜 사학재단은 구태의연한 행위만 반복할까요.
이번 소식지는 최근 언론에서 고발되고 있는 우리 대학의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담고자 합니다.
언론 고발사태에 대한 교협의 입장
작년 10월부터 어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언론 고발기사들에 대해 교협의 입장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외대학보 은폐사건, SNS 사찰문제, 음용수 부적합 고발, 직원의 성적조작 사건들에 이어 드디어 '재단 가족의 특혜채용'까지...
정말 부산외대의 교수라는 사실에 부끄럽기 짝이 없는 현실입니다.
왜 이러한 고발기사들이 연이어 나온다고 생각들 하십니까?
그 어느 대학보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웠던 시절을 상기해보면, 이 모든 원인은 오너 총장의 부임과 함께 시작된 것이라 봅니다.
'제왕적' 총장의 무소불위적 권한은 인사와 경영을 한손에 틀어쥔 채, 구성원을 믿지 못하고 소수의 측근 인사들에게만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들이 학교를 위해 무엇을 남겨 놓았는지 통렬한 반성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물론 오너 총장이 재직하는 7년 동안 긍정적인 업적도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벌 2세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금수저' 사고는, 소통 불통의 사태를 지나 참담한 현실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어제 KBS에 보도된 백 모씨의 인터뷰 녹취에 따르면, "혜택임은 분명하고 저 말고는 사람이 없으니... (이사장) 아들도 학교에 안들어와 있고, 저도 오래 있겠습니까? 나이가 있는데..."
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생각이며, 우리 대학의 처장을 지낸 사람이 보여주는 재단의 적나라한 입장입니다.
부산일보의 표현대로 "이사장이 백 씨 누나이고, 이사 중에 백 씨의 매형이 있어..." 이 지경까지 이른 것입니까.
정관을 고쳐가면서 5년씩 정년 연장을 받고, 매년 1억이 넘는 학교의 녹을 받았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러한 행태는 '사립학교는 설립자의 재산'이란 사학재단의 오만한 발상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내 학교'라는 집념은 총장직에서 물러나고도 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총장실을 비워주지 않는 우리 대학의 현실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립학교는 엄연한 공익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관행과 법규에 따라 이러한 작태가 난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정관을 고치고 교육부가 승인한 결과라 하면, 모든 과오가 면책된다고 착각합니까.
안하무인 격의 사립학교 이사회를 더욱 독단적으로 만들어왔던 적폐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은 또 다시 '꼬리 자르기 식'으로 이 사태를 마무리할까 우려됩니다.
10년전 등록금의 펀드투자 손실부터 시작해서,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마우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대학 본부입니다.
근본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우리 대학의 관행이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성지학원 법인은 설립자의 유지에 따라 재단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기를 촉구합니다.
고 정태성 박사의 아름다운 뜻을 쫓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구성원들이 보람과 만족을 느끼는 공동체가 되도록 헌신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섬김의 자세'에 입각하여 사람이 귀한 줄 알고, 주변에게 베풀 줄 아는 법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통의 미덕을 통해 원만한 의사결정과 책임있는 행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대학 역량평가를 앞두고 불철주야 고생하는 구성원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태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조만간 전 총장에게 반드시?묻겠습니다.
구성원들의 노고에 대한 댓가는커녕, 학교 차원의 방치로 인해 '해교행위'가 지속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또 다시 이와 유사한 언론의 고발사건이 터져 나오면, 교협은 자성의 목소리가 아닌 외부 고발에 앞장설 것임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전 총장은 더이상 학교 일에 간여 지시하지 말고, 신임 총장은 '집사'가 아닌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임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